가상창업 02|아는 사람만 들어오는 홈페이지
링크는 생겼는데 받을 사람은 정해져 있다
홈페이지도 생겼다. 메뉴랑 가격, 포장 주문 안내까지 넣었다.
이제 링크만 보내면 된다. 친구한테, 단골한테, 단골의 친구한테.
근데 우리를 모르는 사람한테는, 그 링크를 누가 보내 주지?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
친구의 질문은 한동안 계산대 위에 놓여 있었다. 사장의 계획은 단순했다. 친구가 보내고, 단골이 보내고, 단골의 친구가 또 보내면 된다. 운이 좋으면 동네 단톡방까지 갈 것이다.
문을 잠근 것도, 비밀번호를 건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사장의 계획 안에서 이 홈페이지는 링크를 받은 사람만 들어오는 곳이었다.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에게 전하는 동안에는 그걸로 충분해 보였다.
사장안맵다떡볶이 검색하면 나오겠지.
친구(맵치광이)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은?

사장은 반박하려다 말았다. 가게 이름은 매일 간판을 올려다보는 사장에게나 익숙한 단어였다. 오픈 첫 주에 이 이름을 아는 사람은 손님 몇 명과 친구들, 그리고 맞은편 분식집 사장님 정도였다.
친구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떡볶이를 찾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고 했다. 오늘은 안 매운 떡볶이를 포장해 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말을 쓰지 않을까. 검색량을 조사한 것도 손님에게 물어본 것도 아닌, 계산대 앞에서 머릿속으로 한 번 해 본 가정이었다.
사장이 보기에 둘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에 이미 떡볶이가 있고, 안 맵다는 말도 있다. 친구도 그건 인정했다. 다만 아래쪽 말에는 이름에 없는 게 하나 있었다. 이 가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 그러니까 포장이었다.
제목에는 이름만 있었다
친구가 이번에 궁금해한 건 페이지 안이 아니라, 검색에서 페이지를 열기 전에 읽을 수 있는 제목과 소개였다. 사장은 페이지를 만들 때 대충 넘겼던 설정 화면을 다시 열었다. 페이지 제목 칸과, 가게 소개를 짧게 적는 칸이 있었다.
제목 칸에는 상호만 있었다. 소개 칸에는 첫 화면 문구 중 제일 멋있는 두 줄을 붙여 넣었다. 그때는 그게 가게에서 가장 공들인 문장이었으니까.
친구(맵치광이)제목은 이름이고, 소개는 선전포고네.
사장멋있잖아.
친구(맵치광이)멋있는데, 포장된다는 말이 어디 있어?
사장은 이름만 봐도 떡볶이집이고 안 맵다는 건 알 수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페이지 안에는 기본 떡볶이와 치즈폭탄, 가격, 전화 포장과 매장 픽업까지 다 있는데, 제목과 소개만으로는 포장 주문을 받고 매장에서 픽업한다는 이용 방법이 분명하지 않았다. 맛의 고점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거기까지 가는 방법이 빠져 있었다.
첫 화면은 두고 제목과 소개를 고쳤다
사장은 로고와 첫 화면 문구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맵치광이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말은 들어온 사람에게 하는 인사로 그대로 두면 된다. 바꿀 건 들어오기 전에 보이는 이름표였다.
새로 지어낸 정보는 없었다. 지난번 페이지에 옮겨 둔 메뉴와 이용 방법을 제목과 소개에서도 읽히게 줄였을 뿐이다. 제목에는 무엇을 어떻게 파는지를 앞에 두고 상호를 뒤에 붙였다. 소개에는 메뉴 두 개와 안 매운 맛, 주문하고 받는 방법을 넣었다.
친구는 페이지를 열지 않고 제목과 소개만 소리 내어 읽었다. 안 매운 떡볶이를 파는 곳이고, 메뉴는 두 개고, 전화로 주문해서 매장에 가서 받으면 된다. 가게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읽어도, 무슨 가게이고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들어오기 전에 읽혔다.

같은 내용을 찾더라도 사람마다 쓰는 말은 다를 수 있다. Google 안내도 독자의 표현을 생각하되, 모든 표현을 예상하거나 같은 단어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검색 제목은 페이지의 제목과 큰 글씨 등 여러 자료로 만들어질 수 있고, 검색 요약은 주로 본문에서 만들어지며 검색 질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짧은 소개가 더 적절하면 참고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오늘 고친 두 줄이 어딘가에 그대로 뜬다는 약속은 없고, 손님이 늘었다는 소식도 아직 없다. 그래도 제목과 소개에서도 메뉴와 이용 방법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사장은 저장을 누르고, 오늘 할 일 하나는 끝냈다고 생각했다.
친구는 저장된 화면을 한참 보다가 다른 걸 물었다.
친구(맵치광이)근데 검색엔진은 이 페이지를 보긴 해?
사장그건 어디서 확인하는데?
다음 화에 계속.
가게·대사·예시 질문·화면은 가상입니다. 예시 검색어의 수요나 실제 검색 노출을 측정한 사례가 아닙니다. 공식 안내 확인: 2026년 10월 6일.